해군 보조주정 청수정(YWS) 소개(임무, 현재 운용 경향, 운용 경험)
대한민국 해군이 운용하는 청수정(YWS, Yard Water Ship)은 화려한 미사일이나 함포를 갖춘 전투함은 아니지만, 해군 전투력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핵심 전투근무지원정이다. 함정이 바다 위에서 장기간 작전을 수행하고 승조원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류와 탄약뿐만 아니라 깨끗한 물, 즉 '청수(淸水)'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다.
1. 청수정(YWS)의 본질과 제원: '군항의 젖줄'이 수행하는 핵심 임무
해군에서 '청수'는 단순한 음용수에 그치지 않는다. 승조원들의 식사와 위생을 위한 생활용수는 물론, 함정 내 고성능 가스터빈이나 디젤 엔진, 발전기 등 기관 계통을 냉각하고 유통하는 데 필요한 기관용수까지 모두 포함한다. 청수정(YWS)은 이러한 필수 수자원을 대량으로 탑재하여 해상 및 군항 내 함정들에 직접 주입해 주는 전용 급수 지원정이다.
ㅇ 주요 제원 및 구조적 특징
청수정은 화물로 '물'을 대량 탑재해야 하므로 배의 크기에 비해 중량이 무겁고 복원성이 중요하게 설계되었다.
함종 및 기호: 전투근무지원정 (YWS: Yard Water Ship)
배수량: 약 100톤급에서 300톤급 안팎 (도입 시기 및 기종별 차이 존재)
주요 설비: 대용량 청수 저장 탱크, 고압 수송 펌프, 해상 계류 및 릴 호스 급수 시스템
항해 능력: 최대 속력 약 10~12노트 수준으로, 원해 작전보다는 군항 내부 및 연안 도서지역 이동에 최적화
승조원 구성: 약 10명 내외 (정장은 숙련된 준사관 또는 베테랑 부사관이 담당)
무장: 비전투함으로 분류되어 자체 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소병기(소총 및 소형 기관총) 위주 탑재
ㅇ 핵심 임무와 역할
군항 및 해상 계류 함정 급수 지원: 부두에 접안하지 않고 군항 내 묘박지(앵커리지)에 계류해 있는 전투함에 접근하여 대량의 청수를 조달한다.
도서 전진기지 및 격오지 물류 보급: 육상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자체 담수화 시설이 미비한 도서 지역 전진기지, 소형 참수리 고속정(PKM) 및 신형 고속정(PKMR) 편대에 깨끗한 물을 수송한다.
대민 지원 및 비상 재난 구호: 가뭄이나 급수관 파열 등으로 도서 지역 민간 주민들이 물 부족 겪을 때 긴급 음용수를 수송하는 대민 지원 임무에도 적극 투입된다.
2. 현대 해군 환경 변화와 청수정의 운용 경향: 단일 목적 지원정에서 다목적 통합 체계로의 전환
최근 대한민국 해군의 기술 발전과 군항 인프라의 현대화는 청수정의 운용 방식과 입지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에는 군항에 들르는 모든 배가 청수정으로부터 물을 공급받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대 해군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요 경향에 따라 역할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① 군항 육상 급수 인프라의 고도화
진해, 부산, 평택, 동해, 제주 등 해군의 주요 기지 부두마다 현대화된 육상 청수 공급 관로가 완비되었다. 이에 따라 부두에 정박한 함정들은 청수정을 부르지 않고도 육상 수도관을 직접 연결해 상시 급수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군항 내부에서의 단순 정박 급수 수요는 과거 대비 감소하였으며, 청수정의 역할은 부두 외곽 묘박지 함정이나 도서 기지 전진 지원으로 집중되고 있다.
② 함정 자체 조수기(담수화 장치) 성능 향상
최신 수상함인 인천급·대구급·충남급 호위함(FFX), 구축함(KDDX 및 KD-III), 대형 수송함(LPH) 등은 역삼투압(RO) 방식을 활용한 고성능 조수기를 기본 탑재하고 있다. 항해 중 바닷물을 즉시 깨끗한 청수로 전환하는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면서, 함정들이 외해 작전 중 청수 부족을 겪는 일이 대폭 줄어들었다.
③ 노후 지원정 통합 및 복합 지원정(YTS 등)으로의 세대교체
과거 해군은 청수정(YWS), 유류정(YO), 청소정(YLL) 등 단일 목적의 소형 지원정을 각각 별도로 운용했다. 그러나 이는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유지보수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이에 따라 해군은 노후화된 단일 목적 지원정들을 단계적으로 퇴역시키고, 청수·유류·화물 수송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신형 복합 전투근무지원정(YTS 등)을 도입하거나 민간 위탁 관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청수정(YWS)은 해군 함정의 생존과 작전 지속을 위해 필수적이었던 대표적인 은형(隱形)의 지원 전력이다. 비록 기술 발전에 따라 단일 함종으로서의 비중은 줄어들고 복합 지원 체계로 흡수·통합되는 추세이지만, 해군 전투력이 온전히 발휘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온 핵심적 역할과 그 가치는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3.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해군작전을 지킨 청수정
20여 년 전 내가 진해 항만지원대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항만에는 물 공급을 전담하는 청수정 한 척이 운용되고 있었다. 지금은 복합전투근무지원정이 도입되어 물 공급을 비롯한 여러 지원 임무를 통합적으로 수행하고 있지만, 당시 청수정은 함정과 섬 기지, 검문소에 꼭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청수정의 주요 임무는 투묘 중인 함정에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검문소나 섬 기지에 물을 운반하는 일이었다. 선박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많은 양의 물을 싣고 다녀야 했기 때문에 흘수가 깊었다. 따라서 조함이 쉽지 않았고, 특히 어선이 많이 다니는 좁은 수로를 항해할 때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이러한 이유로 청수정의 정장은 항해 경험이 풍부한 원사가 맡았다. 선박에는 정장 외에도 항해와 감시를 담당하는 전탐요원 등 약 10명의 대원이 승선했다.
청수정이 담당하던 곳 가운데는 군항에서 약 20마일 떨어진 검문소도 있었다. 그곳까지 이동하는 데만 두 시간 정도가 걸렸으며, 항로에는 어선이 많아 항해하는 동안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검문소에 도착한 뒤에는 선박에 실은 많은 양의 물을 육상으로 옮겨야 했다. 물을 이송하는 작업에도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아침에 출항하면 모든 임무를 마치고 저녁 무렵에야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나도 한 번 청수정에 동행한 적이 있다. 직접 항해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작은 배를 안전하게 조종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정장은 주변 선박의 움직임과 조류, 바람의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며 침착하게 청수정을 조함했다. 숙련된 정장의 모습을 보고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었지만, 출항한 배가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는 늘 마음을 놓기 어려웠다. 특히 아침에는 날씨가 좋았지만 항해 중 기상이 점차 나빠지는 날이면 걱정은 더욱 커졌다.
청수정의 임무는 부두에 돌아온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귀항 후에는 다음 물 공급을 위해 육상에서 다시 물을 받아야 했다. 하루 종일 바다에서 임무를 수행한 뒤에도 누군가는 밤늦게까지 남아 급수 작업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대원들은 별다른 불평 없이 맡은 임무를 묵묵히 수행했다. 기억으로는 청수정이 일주일에 두세 차례씩 물 공급을 위해 출항했던 것 같다.
물은 평소에는 너무 흔해서 그 중요성을 쉽게 느끼지 못하지만, 섬 기지나 검문소에서는 장병들의 생활과 작전 수행을 위한 필수적인 자원이었다. 물 공급이 중단되면 정상적인 생활은 물론 경계와 감시 임무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청수정은 단순히 물을 나르는 배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함정과 기지를 연결하고 해군작전의 지속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지원전력이었다.
지금은 장비와 지원체계가 발전했지만, 과거 청수정에서 근무했던 정장과 대원들의 헌신은 오래 기억할 만하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임무였지만, 그들의 묵묵한 노력이 있었기에 섬과 검문소, 그리고 바다 위 함정들이 안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전을 지탱했던 청수정은 나에게 지금도 든든하고 고마운 존재로 남아 있다.
